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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당뇨 (췌장 기능, 인슐린 저항성, 합병증)

by mydaily2 2026.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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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수치가 조금 높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단것도 잘 안 먹고 나름 건강에는 자신이 있다고 여겼으니까요. 그런데 경계성 당뇨 진단을 받고 나서 이것저것 찾아보다 보니, 당뇨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병이라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특히 한국인에게는 두 가지 완전히 다른 형태의 당뇨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제가 지금까지 당뇨를 너무 단순하게 이해하고 있었다는 걸 느끼게 해줬습니다.

췌장 기능과 인슐린 저항성, 당신은 어느 쪽인가요

이대목동병원에서 2001년부터 2019년까지 18년간 한국인 당뇨 환자 2,034명을 추적 분석한 연구가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환자들을 두 가지 지표를 기준으로 나눠 분석했는데, 그 결과가 꽤 명확했습니다.

첫 번째 지표는 호마 베타(HOMA-β)입니다. 여기서 호마 베타란 췌장의 베타세포가 인슐린을 얼마나 잘 분비하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이 값이 낮을수록 췌장이 지쳐서 인슐린을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연구 결과, 인슐린 분비가 부족한 그룹은 망막병증 위험이 무려 3.91배 높았습니다. 눈, 콩팥, 말초신경처럼 가는 혈관이 분포한 기관들이 먼저 손상된다는 뜻입니다(출처: 대한당뇨병학회).

두 번째 지표는 호마 IR(HOMA-IR)입니다. 호마 IR이란 몸이 인슐린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주는 인슐린 저항성 지표로, 이 수치가 높으면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더라도 몸의 세포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주로 비만, 지방간, 대사증후군과 밀접하게 연관됩니다. 이 그룹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1.76배 높았습니다. 심장, 뇌혈관처럼 굵은 혈관이 먼저 타격을 받는 패턴이 나타난 것입니다.

두 타입을 구별하는 데 가장 직접적으로 쓰이는 검사가 바로 C-펩타이드입니다. C-펩타이드란 인슐린이 만들어질 때 함께 생성되는 물질로, 이 수치를 통해 췌장이 인슐린을 실제로 얼마나 분비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수치가 낮다면 췌장 기능 저하형, 높은 편인데 혈당이 오른다면 인슐린 저항성형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타입별로 주의해야 할 합병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췌장 기능 저하형: 망막병증, 당뇨병성 신증(콩팥 손상), 말초신경병증 위험 높음
  • 인슐린 저항성형: 심근경색, 뇌졸중 등 대혈관 질환 위험 높음

이 둘을 같은 방식으로 관리하면 한쪽은 반드시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 이 연구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진단 이후 제가 직접 바꿔온 것들, 그리고 아직 남은 후회

경계성 당뇨 진단 이후 저는 당뇨 관련 정보를 많이 찾아봤는데, 솔직히 찾으면 찾을수록 피곤하다는 감각이 먼저 왔습니다. 좋은 음식, 좋은 운동, 좋은 수면... 해야 할 것들이 끝없이 나오는데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더라고요. 정보 과부하가 오히려 몸을 더 긴장하게 만드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몸을 관찰하다 보니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었습니다. 손발이 어렸을 때부터 유독 차가웠다는 것입니다. 이게 단순한 체질이려니 했는데, 췌장 기능 저하형 당뇨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수족냉증이라는 걸 알게 됐을 때는 조금 소름이 돋기도 했습니다. 제가 어느 타입에 가까운지를 진지하게 확인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활 습관도 하나씩 바꿔가고 있습니다. 오전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맞추기 시작했고, 예전에는 식후에 소파에 그냥 누워 있던 걸 지금은 가볍게 왔다 갔다 하는 것만으로도 바꿨습니다. 밥양도 줄이고, 천천히 씹어 먹는 연습도 하고 있고, 저녁은 샐러드 중심으로 전환했습니다. 작은 변화들이지만, 제 몸이 어떤 자극에 반응하는지를 직접 관찰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장 크게 반성하는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갑자기 15킬로그램 가까이 체중이 불었을 때, 저는 그걸 그냥 나잇살이라고 치부했습니다. 복부 쪽으로 집중되는 살이 인슐린 저항성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그때 알았더라면, 조금 더 일찍 행동했을 것입니다. 복부 비만은 지방간과도 연결되고, 지방간은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는 주요 인자 중 하나입니다(출처: 질병관리청). 이 연결고리를 알고 있었다면 분명히 달랐겠지요.

당화혈색소(HbA1c)만 보고 안심했던 것도 지금 생각하면 아쉽습니다. 당화혈색소란 최근 2~3개월간의 평균 혈당 수준을 반영하는 지표로, 혈당 관리의 기본 지표로 많이 쓰입니다. 하지만 이 수치가 괜찮다고 해서 췌장이 건강하다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낮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혈당은 결과일 뿐, 그 결과를 만들어낸 원인이 무엇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이제는 압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스스로 다잡으면서 하루하루 조금씩 바꾸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스스로 어느 타입에 가까운지는 C-펩타이드 수치와 인슐린 저항성 검사를 통해 정확히 확인해보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어, 조만간 검사를 받아볼 계획입니다.

지금 혈당이 조금 높다는 말을 들으셨다면, 단순히 식단 조절과 운동만으로 해결되리라 생각하기 전에 먼저 제 몸이 어느 타입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당뇨를 하나의 병으로 보고 똑같은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오히려 몸을 더 나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 저 역시 이번에 제대로 배웠습니다. 지금이라도 정확히 알고 대응하는 것이,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gkrhQ38req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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