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휴대형 혈당 측정기가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는 일반인의 혈당 모니터링 기기 사용에 대해 명확한 우려를 표합니다. 당뇨가 없는 사람이 혈당 스파이크를 측정하며 불안해하는 것은 과잉 의료이자 마케팅의 노예가 되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진정한 당뇨 관리는 일회성 측정이 아닌 체계적인 검사와 생활습관 개선에서 시작됩니다.
혈당 모니터링 기기, 누구에게 필요한가
혈당 모니터링 기기는 본래 당뇨 환자를 위한 의료 기기입니다. 15일 동안 팔에 부착하여 바늘로 찌르지 않고도 혈당을 확인할 수 있는 획기적인 장비이지만, 일반인에게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습니다. 이승훈 교수는 "일반인들이 혈당 모니터링 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라고 단언합니다.
혈당 스파이크라는 용어 자체가 의학 용어가 아닌 마케팅 용어입니다. 당뇨가 없는 사람이 식사 후 혈당이 오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입니다. 밥, 빵, 면, 밀가루 등 포도당으로 분해되는 음식을 먹으면 누구나 혈당이 상승하며, 이는 음식의 특성일 뿐 병적인 상태가 아닙니다. 오히려 정상적인 생리 현상을 병적이라고 오해하게 만들어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비평에서 언급된 것처럼 공복 당뇨 초기 진단을 받은 경우라면 상황이 다릅니다. 당화혈색소가 6.0에서 6.5 사이인 당뇨 전단계이거나 비만한 상태라면 일정 기간 혈당 모니터링을 통해 본인의 식단을 점검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습니다. 특히 당뇨 환자 중 식단 조절이 어려운 경우 교육 목적으로 활용하면 환자가 스스로 반성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됩니다. 하지만 당화혈색소가 6.0을 넘지 않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10만 원 이상을 들여 15일간 데이터를 얻는 것은 과잉입니다. 전문 의료인이 아닌 이상 그 데이터로부터 큰 정보를 얻기 어렵고, 오히려 혈당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정한 혈당 관리는 혈압과 마찬가지로 아무 때나 측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혈압을 편안할 때와 긴장할 때 재면 수치가 다르듯, 혈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당뇨 환자에게는 혈당의 변동성이 예후에 영향을 미치므로 중요하지만, 일반인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 개념입니다.
당화혈색소 검사가 진짜 답인 이유
당뇨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검사는 당화혈색소입니다. 공복 혈당과 식후 혈당 중 무엇이 중요하냐는 질문에 대해 의사들은 공복 혈당을 조금 더 신뢰합니다. 식후 혈당은 먹은 음식에 따라 편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과거 당뇨 진단 기준은 공복 혈당 126 이상, 무작위 측정 시 200 이상, 포도당 50g 섭취 후 2시간 뒤 200 이상 등 여러 기준이 있었지만 모두 애매했습니다.
당화혈색소 검사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당화혈색소는 최근 2개월간의 평균 혈당 수치를 보여주는 검사로, 한 번의 검사로 당뇨 여부를 명확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6.5 이상이면 당뇨, 5.5 미만이면 정상입니다. 그날그날의 변동이 아닌 장기적 추세를 보기 때문에 훨씬 정확하고 유용합니다.
사용자가 언급한 공복 소변 거품 현상도 당화혈색소 수치 변화와 연관 지어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복 당뇨 초기 진단을 받았다면 당화혈색소가 5.7에서 6.0 사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당뇨를 향해 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작년에 5.5였는데 올해 5.7이 나왔다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가고 있다고 판단해야 합니다. 본인의 당화혈색소 수치를 소수점 단위까지 정확히 기억하고 매년 추이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뇨 환자의 경우 당화혈색소 관리가 더욱 중요합니다. 7.3이 나온 환자가 2개월 후 6.8로 떨어뜨렸다면 식단 조절과 운동을 잘한 것입니다. 반대로 계속 올라간다면 관리에 실패한 것이죠. 그날그날 반성할 일이 아니라 2~3개월 단위로 추세를 보며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건강검진에서 당화혈색소 검사는 추가 비용이 들더라도 반드시 받아야 할 필수 항목입니다.
인슐린 저항성, 당뇨의 진짜 원인
당뇨는 포도당을 많이 먹어서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몸에서 포도당을 대사하는 과정이 잘못되어 생기는 병입니다. 음식을 먹으면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혈액을 돌아다니는데, 뇌는 자유롭게 포도당을 사용하지만 근육은 인슐린이 문을 열어줘야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근육 세포의 포도당 문을 여는 열쇠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비만이나 내장 지방이 많은 상태에서 발생합니다. 혈액의 지방산이 근육 세포에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고 포도당 문을 여는 과정을 방해합니다. 인슐린이 와도 문이 열리지 않으니 췌장은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합니다. 그래서 초기 당뇨 환자는 인슐린도 높고 포도당도 높습니다. 이것이 바로 인슐린 저항성입니다.
인슐린 저항성의 원인은 내장 지방입니다. 지방세포에서 지속적으로 나오는 지방산이 근육에서 포도당 흡수를 방해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당뇨 치료의 핵심은 인슐린 저항성을 없애는 것입니다. 내장 지방을 줄이기 위해 식단 조절과 운동을 하고 비만한 경우 체중을 감량하면 당화혈색소가 극적으로 떨어지고 초기 당뇨는 완치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언급한 "당뇨 경계는 운동이 답"이라는 결론은 정확합니다. 운동은 근육량을 늘려 포도당 사용을 증가시키고 내장 지방을 감소시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합니다. 당뇨 전단계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한 사람은 평생 당뇨 없이 살 수 있고, 초기 당뇨라도 관리를 잘하면 약 한두 가지로 평생 조절 가능합니다. 반대로 방치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악화되어 나중에는 약도 듣지 않게 됩니다.
포도당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이승훈 교수는 포도당을 "순박한 인질"로 비유합니다. 정상적으로 근육에 들어가 에너지원이 되어야 하는데 들어가지 못해 혈액에 떠돌다 문제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진짜 악당은 포도당이 아니라 내장 지방에서 나오는 지방산입니다. 당뇨 환자가 기운이 없는 이유도 포도당이 근육에 못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당뇨는 증상이 없는 병입니다. 목이 마르고 소변이 많이 나온다는 증상은 당뇨를 오랜 기간 방치했을 때나 나타나는 말기 증상입니다. 따라서 검사로만 발견할 수 있으며, 1년에 한 번 당화혈색소 검사를 받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입니다. 초기에 발견하여 인슐린 저항성을 제거하면 당뇨는 충분히 극복 가능한 질환입니다.
혈당 모니터링 기기에 의존하기보다 당화혈색소 검사로 정확히 진단하고, 인슐린 저항성의 원인인 내장 지방을 줄이는 근본적 치료에 집중해야 합니다. 사용자의 공복 소변 거품 관찰처럼 자신의 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되, 과학적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운동과 식단 조절이라는 정석적 방법으로 당뇨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약 한두 가지로 조절되는 상태를 유지한다면 당뇨가 없는 사람과 동일한 삶을 살 수 있으며, 합병증만 막으면 당뇨는 두려운 병이 아닙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ArmW9RVLfnU